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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주변 상황 등에 맞물려 오만가지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오히려 '존재론' 적인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대부분 과학적,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인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인간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있는가?
  • 사후세계라는 것이 있는가? 만약 있다면 기독교적 천국일까? 불교적 윤회일까?
  • 천국과 지옥, 윤회(또는 환생) 등이 실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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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저자는 나 같은 독자들이 '카르마'라는 것이 과연 실존하는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할 것으로 이미 예상하여 여러 가지 관련 연구 사례들 들어 '카르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해당 연구 사례 등에 대해 매우 자세히,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설명하고 있진 않다. '카르마' 또는 '환생'의 실존 여부에 대한 확증은 서구적, 기독교적 세계관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매우 혁명적인 인식 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에도 저자는 매우 부실하게 설명하고 넘어간다.

 

저자는 환생에 대한 실증 사례 및 증거(?)로서 '역행 최면'을 통해 파악한 전생에 대한 기억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역시 대부분은 본인이 직접 연구한 것도 아니고, 다른 연구자의 결과를 참고하고 있으며 결과에 대해서도 직접 사례를 확인, 검증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설파하고자 하는 '카르마의 법칙'의 실존을 증명하기 위해 독자에게 제시하는 자료는 책 전반에 걸쳐 매우 빈약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제일 궁금했고 기대했던 부분이어서, 많이 아쉽다.)

 

생각해 보면, 만약 '카르마' 또는 '환생'의 실존이 검증된다면 그것은 서구적 종교관(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을 뒤엎는 매우 중요한 연구 및 근거가 될 것이다. 유일신 하나님의 존재를 기반으로 하는 서구적 종교관에서는 '환생'의 개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건가?) 

 

'역행 최면'이라는 것이 실행하기 매우 힘들고, 어려운 작업일 수도 있겠지만, 해당 방법을 통해 동양적인 종교관(인도의 고대 종교 및 불교 등)을 공고히 할 수 있다면 매우 대규모의 검증 작업을 진행해 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무작위로 전 세계에서 1만 명의 인원을 선발한 뒤 모두 '역행 최면'을 통해 전생을 가지고 있는지, 그 전생이라는 것이 과거의 역사와 일치하는지 여부 등을 검증하는 방법 등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역행 최면', '임사 체험' 등이 당사자의 경험, 기억을 기반으로 한 환각 등의 현상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충분한 규모로 검증될 수 있다면, 인류 사회 및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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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카르마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은 '인간 영혼의 도덕적 완성을 돕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단순한 원인과 결과가 있는 인과론이 아니라 '도덕적인 인과론' 임을 주장한다. 대자연이 이렇듯 장대한 우주를 고작 한 생애(길어야 백 년?) 내에 도덕적 인격 완성을 해야만 하도록 설정하는 실수(?)를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대자연의 완결성을 생각한다면 칼 세이건이 저서 '코스모스'에서 이야기 하였 듯이 정확한 크기를 측정할 수 조차 없는 장대한 우주 공간 내 생명체가 오로지 지구에만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더 웃기는 상황은 아닐까?

 

'도덕적인 인과론'의 근거가 단순히 개인적인 견해인지, 고대 수행자들의 이야기인지, 여러 사례를 종합하여 내린 결론인지 등에 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없다. 애초 '카르마의 법칙'이라는 것이 실제 있는 것인지, 어떻게 동작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미 '도덕적'이며, '인간 영혼의 도덕적인 완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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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스스로가 가지고 태어난 카르마를 정확히 이해하고, 본인의 카르마의 해소를 인생의 목표로 삼아 진행하여야 한다고 설파한다. 본인의 카르마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울 스캐닝'이라는 것을 제시하지만, 이 역시 말만 거창하다. 그냥 사주, 주역, 점, 타로, 점성술 등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전생 및 현생의 운명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이를 통해 유추해 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보고 나니, 참 허탈하다. 이 양반이 진정 학문을 연구한 '학자'가 맞나? 싶다. 

 

이 책이 문외한을 위한 가장 쉬운 입문서 목적으로 씌여져 있어서 그럴 수 있기도 하고, 실증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주제여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학, 죽음학(?) 등을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학자의 저서라고 해서 주장하고 있는 '카르마' 및 이의 기반이 되는 세계관 등에 대해 체계적인 설명과 어느 정도 참고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제시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이 책의 내용이 한 학자가 평생을 연구해 내놓은 결과인지,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써놓은 수필인지 구분 짓지 못하겠다. 이럴 거면, 종교학자, 죽음학 권위자 등의 타이틀은 멀찍이 내려놓은 상태에서 책을 냈어야 했지 싶다.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카르마 강의
하루하루 풀리지 않는 미움과 갈등으로 불행하다면, 예기치 못한 질병과 장애로 괴롭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상실의 슬픔에 빠졌다면, 인생의 방향을 잃었다고 느낀다면, 카르마에 그 해법이 있다. 삶과 죽음을 넘어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고 인생에서 풀어야 할 과제를 깨닫기 위해 꼭 필요한 공부. 카르마의 증거와 원리, 이유와 작동법, 전생과 내생의 비밀까지. 종교학자 최준식 교수의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인생 강의 3탄. 카르마를 알면 인생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저자
최준식
출판
김영사
출판일
2021.06.30